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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Inside

[영화후기]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

커다란 피아노를 실은 차가 출발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교통법규에 딱 걸릴려고 그 피아노 실은 짐칸에는 한 이쁜 언니가 타고 있다)

큰맘 먹고 이사온 듯 한데, 밤이 되니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리면서 벽에 걸어놓은 액자가 흔들린다.
첫날 밤은 결국 빈집인채로 둘 수 밖에.
돌아온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이웃과의 신경전.
포크로 칠판 긁기, 청소기 소음은 기본, 피아노 막연주에 믹서기 돌리기, 밤새 메트로놈 켜두기... 등등.
서로를 방해하기 위해 소음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엽기 행각이 이어지고...

결국 두 사람은 성숙한 타협을 본다. 정해진 시간엔 절대 방해하기 없기!
로맨스 영화가 늘 그렇듯 다툼, 이해, 공감, 호감..... 의 순으로...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본 적이 없음에도 둘은 연인이 된다.
그 둘에게는 벽의 존재란 '방해' 요소가 아닌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주는 방어벽인 셈이다.

Un peu, beaucoup, aveuglément.PNG                                                                                                                자료출처 : 네이버 영화

과연 벽을 사이에 두고 하는 연애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대화를 하는 동안 상대의 눈빛은 어떤지, 표정은 어떻게 바뀌는지, 
햇살이 따듯한 날이나 비가 오는 날 상대의 기분은 어떤지,
같이 거리를 거닐고, 지나가다 봐둔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같이 장을 보고...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고, 입을 맞추고, 같이 아침을 맞는 일이 없이
같이, 함께, 서로... 라는 단어는 잠시 미루어 둔 채,
벽으로 나뉘어진 공간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인 연애.

글쎄.. 이게 무슨 연애야? 라고 난 생각한다.

아마도 감독은 벽..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오히려, 
연애란 오롯이 둘만이 나눌 수 있는 그 무엇... 이라는 얘길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화상채팅으로 만남을 가지는 요즘의 낭만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주는 인생선배의 조언같은.

다분히 개인적인 영화평을 하자면..... 
여주인공의 매력이 영화를 90% 끌고 간다. 적어도 내겐...
나머지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프랑스어에대한 로망이랄까? 

최근에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 생겼지만 
어쨌든. 문득문득 보여지는 프랑스 영화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유쾌함이 그나마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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