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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인물들은 실존인물?! 알고 보면 더 재밌는 6가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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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밀정>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 의열단 리더에게 접근하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의 이야기입니다. 잡아야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통해 나라를 잃은 비극적인 시대에 친일과 항일의 경계선에 선 인물들의 내면과 갈등을 그리고 있는데요. 소셜프렌즈 ‘양유창’ 님이 영화<밀정>에 대해 궁금했던 6가지 관전 포인트를 조목조목 소개해 드립니다.


영화 밀정 포스터


Q1. 정말 독립운동가인가, 이정출의 정체는?
 영화 밀정 포스터1

출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밀정>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실제 인물입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은 일본 경찰의 밀정이었던 황옥 경부, 공유가 연기한 김우진은 무장독립단체 의열단의 리더 김시현, 이병헌이 연기한 정채산은 무장독립단체의 거물 김원봉, 한지민이 연기한 연계순은 의열단원 현계옥을 모티프로 했는데요. 특히, 이정출에게 쫓기는 인물로 등장하는 박희순이 연기한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는 1923년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해 일제를 깜짝 놀라게 했던 분입니다.


영화 밀정 포스터2

출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역사 속에서 이정출의 실제 모델인 황옥 경부는 김상옥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김원봉을 만납니다. 거기서 의열단의 이중첩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의열단은 헝가리에서 제조한 폭탄을 경성으로 이송할 계획을 세워 황옥 경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황옥 경부를 비롯해 의열단원들은 결국 또 다른 밀정의 밀고에 의해 체포되고 작전은 무산되고 맙니다. 재판정에서 황옥 경부는 이 모든 것이 일본 경찰로서 의열단 검거를 위한 비밀작전 수행이었다고 주장해 2년 만에 석방되는데요. 이후에도 학계에선 황옥이 과연 진짜 일제의 밀정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합니다. 영화를 감상하며 이정출이 과연 독립운동가인지 친일파인지 가늠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Q2. 스타일보다 뭣이 더 중헌디?

영화<달콤한 인생>에서는 강렬한 명암 대비로 갱스터 느와르를 시도했고,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서는 만주벌판에서 한국형 서부극을 개척했습니다. 또, <악마를 보았다>에선 사이코패스 스릴러를 밀어붙였는데요. 이 영화들은 모두 김지운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는 할리우드 진출해 아놀드 슈왈체네거 주연의 <라스트 스탠드>라는 영화도 만들었죠. 할리우드에서도 김지운 감독이 자기 인장대로 찍은 영화인데요. 그 인장이란 바로 ‘스타일에 목숨 건다’는 것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포스터


일단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멋있습니다. 폼나고 있어 보이죠. ‘있어빌리티’라고 요즘 이게 능력처럼 뜨고 있는데, 있어 보이는 화면 때깔의 선구자가 바로 김지운 감독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김지운 감독은 스스로<밀정>의 장르를 ‘콜드 누와르’라고 불렀습니다.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라는 것이죠. 누와르는 1950년대 프랑스 비평가들이 할리우드 흑백 범죄영화를 보며 이름 붙인 말로 골목길 그림자가 드리운 장면을 연상하면 되겠습니다.


영화 밀정 포스터4

출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스타일이 멋진 만큼 <밀정>은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스타일에 죽는 영화이기 때문에 오글거리는 대사나 신파, 국뽕 같은 것도 없습니다. 대신 <달콤한 인생>에서의 보스와 배신자의 밀당 구도, <놈놈놈>에서 경쾌한 열차 장면 등은 <밀정>에서도 비슷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또, 영화마니아 감독답게 영화 속에 많은 명작 영화들을 오마주해 숨겨 놓았는데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에서 총격전과 밝은 음악의 대비, 오손 웰즈의 <악의 손길> 오프닝에서 폭탄이 언제 터질지 궁금하게 만드는 편집, 캐롤 리드의 <제3의 사나이> 마지막 장면에서 숲 속에서 만나 물건을 건네주는 장면 등을 <밀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Q3. 감독과 단골 배우들의 심상치 않은 케미 폭발?

<밀정>은 천만 영화 단골 배우인 송강호가 <사도> 이후 2년 만에 출연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김지운 감독과는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것인데요. 배우 이병헌 역시 김지운 감독 영화에 네 번째로 출연했습니다. 이처럼 김지운 감독 영화에는 단골 배우들이 많고, 또 단골 스태프도 많습니다. 촬영 김지용, 음악 모그, 미술 조화성, 무술 정두홍 등 김지운 사단이라고 할 정도로 꾸준하게 함께 작업을 해오고 있는 스태프들이죠. 뭐든 하면 할수록 는다고 이 영화에서 지금까지의 김지운 영화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밀정 포스터6

출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송강호라는 배우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어느 편에 설까 갈등하는 이정출의 모습을 표정으로 보여주는데요. 특히, 법정진술 장면에서 울먹이는 표정 연기가 가히 압권입니다. 송강호가 <설국열차>에 이어 <밀정>에서 경성행 열차에 탔다면, 공유는 <부산행>에 이어 경성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영화 속에서 공유는 동생처럼 부드러우면서 작전을 펼칠 땐 의열단 리더로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공유의 연기가 폭발한다고 생각한 장면이 하나 있는데요. 한지민이 연기한 연계순의 사진을 보며 오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Q4. 비슷하면서 다르다, 영화<암살>과의 차이점은?

올해 한국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는 것입니다. <동주>, <귀향>, <해어화>, <아가씨>, <덕혜옹주> 등인데요. 이 가운데 <협녀: 칼의 기억> 을 제외하곤 모두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죠. 일제강점기 배경영화 연속 히트의 시발점은 작년 <암살>이었습니다. <암살>에도 첩자를 뜻하는 밀정이 등장하고, 상하이 독립군이 경성으로 온다는 스토리도 흡사해 제작 단계부터 <밀정>과 곧잘 비교되곤 했는데요. 작년 <암살>이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로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밀정>은 향후 흥행 성적에서도 <암살>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한 영화


그럼, 두 영화는 어떻게 다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감독의 스타일 만큼 다릅니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의 장점은 한 사건을 위해 달려가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특색을 훌륭하게 조화시킨다는 것이죠. <암살>도 개성 강한 독립군들이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 집중했습니다. 반면, <밀정>의 김지운 감독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리를 밀도 있게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도 사건 자체보다는 인물 간 내적 갈등을 중심에 놓고 이들이 합칠까 배신할까에 더 관심을 쏟습니다. 무엇보다 두 영화의 제목에서 차이점이 보입니다. <암살>은 암살 사건에 관한 영화이고, <밀정>은 밀정이라는 사람에 관한 영화인데요. 두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인 김원봉은 <암살>에서는 조승우가 터프가이처럼 멋지게 등장해 작전을 지휘하지만, <밀정>에서는 이병헌이 정채산 역을 맡아 거대한 산 같은 느낌으로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이정출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사라집니다.


Q5. 워너브라더스 제작, 과연 한국 영화일까?
 

영화<밀정> 예고편


영화<다크나이트>와 <밀정>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워너브라더스의 로고로 시작한다는 것인데요. 워너브라더스는 <밀정>의 순제작비 110억 원 중 1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처럼 <밀정>은 워너브라더스가 투자 배급한 첫 번째 한국영화입니다. 지난 5월 개봉한 <곡성>은 20세기폭스가 전액 투자한 한국영화였죠. 최근 이렇게 할리우드의 한국영화 투자, 배급이 늘고 있는데요. 워너브라더스는 앞으로 이주영 감독의 <싱글라이더>,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 박훈정 감독의 등을 투자 배급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자본이 투자 배급하는 한국영화는 진짜 한국영화일까요? 통상 영화의 국적은 투자사와 제작사의 국적, 그리고 참여인력 국적으로 구분합니다. 일례로 한국 기업인 CJ가 전액 투자하고 체코 로케이션으로 만든 <설국열차>의 국적은 한국, 미국, 프랑스, 체코였습니다. 4개국 합작영화로 분류된 것이죠. 그럼에도 <밀정>은 한국, 미국 합작영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워너브라더스 코리아가 투자했으며,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사장은 최재원이라는 한국 사람이므로 <밀정>은 한국 영화가 맞습니다.


Q6. 부조화의 조화, 의외의 음악 효과의 의도는?

영화<밀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음악입니다. 전혀 의외의 음악이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며 독특한 부조화 효과를 일으키는데요. 영화 속 독립군 학살이 벌어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루이 암스트롱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재즈곡 'When you're smiling'입니다. 또,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지는 장면에서는 아름다운 라벨의 ‘볼레로’ 선율이 흐르죠. 강렬하게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에서는 감미로운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이 나옵니다.


영화 음악이 비슷한 영화 포스터

출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이처럼 영화의 스토리와 정반대의 음악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영화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과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있습니다. <좋은 친구들>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장면에서 에릭 클랩튼의 피아노 버전 ‘Layla’가 흘러나오죠. 화면에 피가 흥건한데 귀로는 부드러운 사랑의 노래가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핵폭탄이 터지며 베라 린의 경쾌한 목소리로 ‘We’ll meet again’이라는 노래가 흐르며 그 장면이 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밀정>의 음악 역시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통해 장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킵니다. <밀정>에 등장하는 세 곡은 모두 1920년대에 발표된 음악입니다. 영화 속 의열단원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구촌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감독은 우리가 그 동안 막연히 알고 있던 독립군에 대해 동시대의 다른 익숙한 음악들을 통해 더 실제적이고 직접적으로 귀로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음악 선곡의 의미를 알고 나니 감독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영화<밀정>에 대한 6가지 감상포인트를 나름대로 분석해봤는데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속 숨겨진 이야기와 함께 더욱 즐거운 극장 나들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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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밀정, 김지운감독,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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