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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8(일)

문화 Inside

한국영화의 힘, 칸에서 증명되다 (2016.05.27)

[ 출처 :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 게시요건 확인]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또 한 번 증명됐다. 과감한 도전과 충격으로 상징할만한 한국영화의 ‘현재’가 22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칸 국제영화제를 무대로 세계 영화계에 전해졌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는 3편의 한국영화가 진출했다. 경쟁부문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제작 모호필름·용필름)와 비경쟁 부문의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 그리고 또 다른 공식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레드피터)이다.


 이들 영화는 모두 칸 국제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개됐다. 영화제를 상징하는 2294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그 해에 초청된 한국영화가 전부 상영되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주요 부문에 초청됐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실제로 3편의 영화가 상영된 3일 동안 뤼미에르 대극장은 열띤 ‘환호’와 충격에 휩싸인 ‘비명’, 숨죽여 지켜보는 ‘긴장’으로 가득 채워졌다. 빈 자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성황을 이뤘다.


○ ‘아가씨’ 파격과 금기…한국영화 최고 수출 기록


 매년 그랬듯 올해도 칸 국제영화제의 관심은 영화를 기획하고 만든 감독에게 가장 집중됐다. 철저히 감독 중심의 영화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대목이다.


 단연 화제는 경쟁부문에서 소개된 ‘아가씨’와 그 연출자 박찬욱 감독. 실제로 칸에서 목격한 박찬욱 감독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뜨거웠다.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세계에서 모인 취재진은 박 감독에게 몰려가 사인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앞서 ‘올드보이’와 ‘박쥐’로 연달아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연출자의 신작이라는 사실에서 관심은 더했다.


▲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의 주인공들과 박찬욱 감독(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이를 증명하듯 ‘아가씨’는 칸 국제영화제 기간 함께 열린 필름마켓에서 50여 개국에 팔리면서 앞서 수출을 확정한 나라까지 합해 총 175개국에 판매됐다. 한국영화로는 최고 수준으로, 기존 1위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167개국)를 뛰어넘었다.


 6월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아가씨’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일본인 아가씨(김민희)와 그녀에게 접근해 재산을 가로채려는 백작(하정우), 그가 고용한 하녀(김태리)가 얽히고설키면서 맺는 관계와 튀틀린 욕망을 그린다. 후견인(조진웅)에게 키워진 아가씨의 억압된 삶, 이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이 섞여 만들어내는 금기의 감정이 영화를 꽉 채우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아가씨’를 향한 현지 관객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왔다. 공식 상영 때는 비명까지 터져 나왔다. 1층에 앉은 일부 여성은 영화 결말 장면에 경악해 비명을 터트렸고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극장을 나갔다. 칸을 찾은 국내 영화 관계자들이 내놓는 평가 역시 다양하게 나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박찬욱 감독을 향한 관심은 변함 없이 뜨겁다. 영화제 공식지인 스크린데일리는 “칸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썼다.

 박찬욱 감독은 왜 1930년대를 극의 배경으로 택하고 두 여성의 사랑, 그들을 둘러싼 또 다른 인물들의 욕망을 담아내려 했을까.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시대적인 배경으로 택한 영화들이 놓치지 않았던 ‘항일’의 색채를 ‘아가씨’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 칸국제영화제의 사랑을 독차지한 박찬욱 감독(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이 같은 선택에 박찬욱 감독은 답을 내놨다. 칸 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로부터 ‘영화에 한국인과 일본인, 다른 역사가 중복돼 나오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은 뒤 꺼낸 설명이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인과 일본인 혹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도식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독특한 상황을 보이고 싶었다”며 “계급과 국적을 초월한 사랑까지 그려 보이고 싶었다. 근대성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도입됐는지, 그것이 어떤 식으로 한국인의 내면에 형성됐는지 추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30년대를 바라보는 자신의 ‘눈’도 드러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은 한국인으로서 일본적인 요소나 식민지 시절이 표현되는 것에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갖기 마련”이라고 짚은 그는 “그러나 그럴수록, 시대가 이만큼 진행된 마당에, 좀 더 내면적이고 복잡한 개개인의 관계를 표현하는 영화도 나올 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가씨’는 김민희와 김태희가 나누는 사랑과 관계가 핵심이다. 김민희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신예 김태리와 만나 금기의 사랑을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담지 못했던, 수위가 상당한 동성의 베드신도 펼친다. 


 김민희는 “거부감은 없었다”고 했다. “베드신을 여배우와 한다는 게 오히려 편안할 수 있다는 위안을 가졌다”는 그는 “‘아가씨’는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겪으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비로소 행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영화라고 생각했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사실 김민희가 없었다면 ‘아가씨’는 지금과 같은 규모와 분위기로 탄생하기 어려웠을 영화다. 동성의 사랑을 다룬,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을 책임질 만한 여배우는 많지 않다. 게다가 그가 맡은 극중 아가씨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인물. 이를 통해 김민희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배우로서 범접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린다. 
 아가씨에 맞선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의 태도 역시 당돌하다. 박찬욱 감독이 왜 신인을 고집했는지에 연기로 답한다. ‘아가씨’의 공식 상영이 끝나고 극장에 불이 켜지자 박찬욱 감독은 그 누구보다 먼저 김태리에게 다가가 뜨겁게 포옹했다. 김태리는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의 특권”이라며 “촬영하는 동안 자유로웠다”고도 했다.
 
○ ‘곡성’ ‘부산행’ 향한 칸 국제영화제의 환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과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실력과 가능성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칸 국제영화제의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들 감독과 차례로 만나 “다음에는 꼭 경쟁부문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두 감독의 실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더 큰 기대를 드러낸 애정의 표현이다.
  
 ‘곡성’은 특히 프랑스 등 유럽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크린데일리는 나홍진 감독이 칸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인터뷰를 갖고 “초자연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추격자’ ‘황해’에 이어 3번째 칸에 들어섰다”며 비중 있게 소개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나홍진 감독을 쿠엔틴 타란티노에 비교하면서 ‘곡성’을 분석했다. 또한 ‘곡성’을 확인한 시체스 판타스틱국제영화제 앙헬살라 집행위원장은 “악마의 세계에 다녀온 듯한 생생한 기분”이라고 반겼다.


▲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분에 초청된 영화 <곡성>의 주인공들과 나홍진 감독


 칸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은 “한국에서 얻는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안도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레드카펫 입구까지 마중 나왔더라. 앞서 두 번 칸에 왔을 때는 그러지 않았다. 자주 영화를 만들라고, 다음엔 무조건 경쟁부문이라는 말도 들었다. 칸에서 이런 집중적인 관심을 접한 건 처음이다.”

 나홍진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부터 ‘황해’에 이어 이번 ‘곡성’까지 연이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다. 한국영화 감독으로는 유일한 기록. 벌써 3번째 진출이지만 칸 국제영화제는 언제나 그를 움직이는 에너지이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연속해 영화제를 경험하는 건 큰 학습”이라는 그는 “경험이 많은 감독일수록 관객과 교감하는 데 이점도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곡성’을 향한 환대에 고무된 나홍진 감독은 자신이 이 영화를 기획하던 때를 돌이켜 꺼냈다. ‘황해’를 공개하고 나서 할리우드로 진출하려던 그의 계획은 뜻밖에 직면한 ‘흥행 부진’ 탓에 곧장 이뤄지지 않았다. “6년 전 할리우드 스튜디오 이십세기폭스와 손잡고 할리우드 영화의 연출 계약을 맺었다”는 그는 “‘황해’의 흥행 결과에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황해’의 성적은)감사한 기록이었지만 흥행이 미진해 여러 면에서 속상했다”며 “‘억울해 한국영화 한 편 더 하겠다’고, ‘이대로 (할리우드 영화를)못하겠다’고 폭스에 전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곡성’이다.


 ▲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부산행>의 주인공들과 연상호 감독


 또 다른 화제작 ‘부산행’은 한국영화에서 낯선 소재인 좀비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최근 3년 동안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한국영화는 총 3편. 올해 ‘부산행’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고아성 주연의 ‘오피스’, 2014년에는 류승룡이 나선 ‘표적’이 각각 상영됐다. 이들 영화를 통틀어 ‘부산행’은 가장 열띤 환호의 주인공이 됐다. 칸 국제영화제 측은 “지금까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소개된 영화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부산행’은 연상호 감독의 실력이 단연 엿보이는 수작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퍼진 바이러스 탓에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부산행 KTX에 오른 사람들을 통해 휴머니즘과 더불어 인간의 악한 내면과 갈등을 파헤친다. 단순히 좀비영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해석할 만한 ‘함의’가 많은 작품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과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연출자다. 실사 영화는 ‘부산행’이 처음이지만 탁월한 완성도와 메시지로 칸 국제영화제에 모인 관계자들을 사로잡았다. 7월 국내 개봉 이후 관객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아주 보편적인 상업영화이면서 약간은 다른 영화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균형감을 맞추면서 만들었다”고 했다. 상업적인 재미와 메시지가 교차하는 영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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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이해리

약력 : 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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