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의 간극만큼 희미해진 기억을 안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치,요시노,치카
세자매는 장례식에서 이복동생 스즈와 조우한다.
" 우리랑 같이 살래? 넷이서"
스즈에게 이렇게 묻는 사람이 큰 언니 사치인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아빠가 떠난 후 엄마마저 재가하여 남겨진 세 딸, 두 여동생을 책임져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살아온 맏이 사치에겐 아직 어린 스즈가 유난히 어른스러운 것이 맘에 걸렸을 것이다.
사감 선생같은 사치,남자와 맥주를 사랑하는 요시노, 4차원 치카 그리고 새로 온 막내 스즈
그렇게 네자매가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한 아버지가 누군가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따듯하고 자상한 사람이기도 하고,
책임감 넘치고 빈틈없는 사치의 애인이 유부남이 듯, 딱 한가지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
그것이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보물같은 스즈도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왜 그래야 할까? 사치의 말처럼 누구도 어찌할 수 없었다면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닌 것이다.
이복동생이니 가정파탄자의 딸이니 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 보다 그저 홀로 남겨진 내 소중한
동생이라는 생각은 얼마나 멋지고 단순한가 !
가끔은 신중하고 진지한 것보다 단순하고 충동적인 것이 더 긍정적일 수 있음을 이 영화가
예쁘게 보여준다.
세상의 편견에 대해 끊임없이 딴지를 거는 매력뿐 아니라 카마쿠라의 예쁜 풍경과 원작이 만화였음을 알게
해주는 장면들의 코믹함까지 보면 볼 수록 더 좋은 참 예쁜 영화다.
봄 여름 그 사이 즈음엔 그들처럼 모밀소바 까득 삶아 막튀겨낸 튀김이랑 곁들여 먹어야겠다.
개인평점 9/10
개봉연도 2015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진 아야세 하루카,나가사와 마사미,카호,히로세 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