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불편한 영화이다. 보스턴 글로브 신임 편집장으로 부임한 마티는 특종 전담팀에게
조직적으로 은폐된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한 심층 취재를 요구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려 할수록 가톨릭 내부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의한 보호로 인하여
더욱 진실은 멀기만 한 듯 보이지만 그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인해 마침내 진실을 보도하게 된다.
혹자는 이상적인 언론인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하는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꼈다.
물론, 가톨릭 교인들이 본다면 그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내가 느낀 불편함은 사회적 혹은
시스템적인 묵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약자에 대한 방관에 관한 것이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면 아이 한 명을 추행하는데도 마을 전체가 필요한 거요"
성추행 대상이 된 사람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미첼의 말처럼,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는커녕
우리는 주위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우리의 삶을 살아가느라 너무나 바쁘다. 싸움이 났어도 말리지 않는다거나,
쓰러진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며, 다른 사람이 할거라고 내 자신을 합리화하고, 나의 방관으로 인해
예상 가능한 결과를 애써 모른 척 하며 가던 길을 재촉한다.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왜 진작 진실을 파헤칠 생각을 못했을까 자책하는 기자들에게 신임 편집장 마티가 한 말처럼
어느 날 우연이라도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난 후, 저래서 개신교가 가톨릭보다 낫다는 식의 해석이나, 저래서 종교인들은
대중 앞에서와 뒤에서가 다른 이중적인 사람들이라는 식의 판단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스템에 의한 묵인은 어디에는 있는 것이고, 그 진실에 정면으로 마주할 자신이 없다면 결국
우리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런지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싶거나,
머리를 식히는 오락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비추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임]
개인 평점 5-8/10
영상미 : 중
시나리오 완성도 : 상
진행속도 : 중
반전 : 없음
개봉년도 : 2015
감독 : 톰 매카시
출연진 : 마크 러펄러, 레이첼 맥아담스, 마이클 키튼, 리브 슈라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