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체코 취업, 마음가짐에서 비자신청까지
2018-01-05 정지연 체코 프라하무역관
김준기 Komerční Banka, a.s 과장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국내 취업난에 지친 많은 청년들이 해외취업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의 해외취업이 많이 이루어졌던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을 넘어 이제 유럽에도 많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일환으로 많은 이들이 체코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 체코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기타 국가의 기업에도 점차 취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체코는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인 평균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완전고용이라는 흔히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현상이 체코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많은 체코 및 다국적 기업은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체코어를 구사하지 않는 경우에도 영어를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경우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체코취업을 위한 비자준비 과정과 체코 및 해외취업을 위한 자세를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짚어 보고자 한다.
1) 체코 취업비자(Employee Card) 준비
체코에서 사용되는 취업비자의 명칭은 Employee Card이다. 거주허가증 및 노동허가증의 기능을 통합한 구조로 체코 내에서 일을 할 경우 발급이 필수적이다. 다만, 최근 기타 국가에서의 노동자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발급이 까다롭고 시간이 길게 걸리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Employee Card 발급에 있어서 필요한 서류는 아래와 같다.
- Employee Card Application
- 2장의 증명사진
- 거주증명서
- 노동계약서
- 학위 혹은 자격증명서(학위의 경우 성적증명서 포함)
- 범죄경력증명서
- 여행자보험 가입증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발급까지 소요기간과 번역 및 공증에 관한 것이었다. 비자 신청 및 발급은 해외에 위치한 체코공화국 영사관에서 진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경우 한국을 비롯한 체코 이외의 기타 국가에서 발급 신청이 가능하다. 많은 기업에서는 체코 주변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혹은 슬로바키아에서 신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의견을 들어본 결과 유럽 내에 있는 체코공화국 영사관에서 신청서를 너무 많이 받고 있어 오히려 한국에서 발급 받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현지에 도착하는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서울에 위치한 주한국 체코대사관에서 Employee Card 신청 및 발급 절차를 밟는 것이다. 필자 또한 서울에서 발급을 진행했으며, 이 경우 빠르면 신청일로부터 60일 혹은 90일 이내에 대부분 발급받을 수 있다. 60일 혹은 90일도 한국 정서상 길게 느껴질 수 있으나 유럽에서 신청할 경우 1년이나 돼도 Employee Card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주한국 체코대사관에서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비자 신청 국가를 선택하길 바란다.
이와 더불어, 비자 신청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서류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준비해야 할 서류의 종류는 위에 언급한 목록으로 복잡하지는 않지만, 체코의 경우 타 국가와 달리 영문으로 된 서류를 허용하지 않으며 체코어 이외의 언어로 작성된 문서는 모두 체코어 번역 및 번역공증을 받아야 한다. 이 절차를 거쳐야 비자 신청 시 효력이 있다. 비용 면에 있어서 부담스럽지만 현지의 법이니 어쩔 수 없다.
번역에 대한 연장선으로, 번역을 받아야 하는 시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서류 준비 순서는 다음과 같다.
해당문서 발급(국문, 기타 언어) → 공문서의 경우 외교부 아포스티유 부착, 사문서의 경우 공증인 공증 후 외교부 아포스티유 부착 → 번역 및 번역공증 진행
해당 서류와 관련된 모든 부분이 체코어로 번역돼야 하기에 위와 같은 순서로 진행해야 번거로움도 덜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한 정보는 체코 내무부 웹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2) 체코 취업에 대한 자세 및 전략
최근 증가하는 해외취업에 대해 해외 어느 나라의 청년들과 비교해 보아도 실전 경험도 많고 교육 수준이 높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에서 활약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다음 세대의 해외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취업이라는 트렌드가 생기면서 이와 관련된 많은 전문가도 생기고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채용공고 검색방법부터 지원절차에 동반되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그리고 면접 성공 비법까지, 노력한다면 해외취업을 위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필자 또한 이러한 정보들의 도움을 받아 현재 체코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 다만, 본 기고문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외취업전략 보다는 이 모든 과정에 앞서 고려해보았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프라하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체코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현지 취업에 대한 많은 문의를 받기 시작했다.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체코 취업은 어떻게 하나요?' 라는 상당히 막연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항상 왜 체코에서 취업을 희망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일반적으로 '체코에 여행을 왔었는데 너무 좋아서 살아보고 싶었다' 혹은 '물가가 저렴해서 취업하고 싶다'라는 답변을 많이 받는다. 위 이유들 모두 개별적으로 좋은 이유들이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체코를 비롯한 기타 국가에 취업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신중하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목표 국가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고려한 후에 결정하길 바란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기성찰 및 분석의 시간이 성공적인 해외취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취업 후의 삶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듣는 말이 '목표가 뚜렷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취업 및 해외생활도 마찬가지다. 해외취업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견고해야 취업 후 생활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행 중 프라하의 느낌이 좋아서 취업을 희망한다'라는 목적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해외취업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여행에서의 느낌과 실제 살아가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며, 아무리 해외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 사는 곳이기에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프라하의 생활을 이야기 해보겠다. 한국에 비해 삶의 속도가 빠르지 않아 심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퇴근이 빠른 편이어서 저녁식사 후에도 프라하 성을 산책하며 잘 보존된 중세 유럽의 건물들을 구경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다만, 타 유럽 국가 대비 임금이 낮은 것에 비해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는 한국 수도권과 비슷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유럽에서의 삶은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늘 여행하는 기분이 들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경력직일 경우 임금이 높아지겠지만 대학 졸업 직후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다.
위에서 강조했듯이, 본인이 해외취업을 통해 무엇을 취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생각했던 삶과 비교해 차이가 있을 경우 실망하지 않으며 힘든 시기가 찾아와도 본인의 목표가 확실하기에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확고한 목표의식이 해외생활에 있어서 든든한 구심점이 돼 줄 뿐만 아니라 면접과정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해외취업에 도전하면서 수많은 면접을 경험했었고, 그 과정에서 단골 질문이 왜 그 나라 혹은 도시에 오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기 자신을 돌아본 뒤 해당 질문을 받을 경우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으며 신입사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하는 자신감 또한 충분히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준비되지 않았을 경우 가장 어려운 질문이 될 수 있으며 충분히 답하지 못할 경우 약점이 될 수 있다. 필자 또한 이 질문에서 막혔던 적이 있었고 면접관들의 표정 변화를 보며 그 기회는 잡기 어렵겠다고 판단이 들었는데, 결과도 예상대로였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사를 하고 목표를 설정하길 바라며, 필자와 같은 경험은 하지 않길 바란다.
본 기고문을 통해 해외취업이 어렵고 힘들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필자 또한 해외취업을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장점이 단점을 압도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장점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그리고 목표하고 있는 곳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철저한 준비과정이 그 이후에 있는 해외취업절차 그리고 해외에서의 생활을 더욱 순조롭고 윤택하게 해줄 것이며 단점들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조금 더 넓은 무대를 누비며 활약하고 싶어하는 모든 도전자들이 노력한 만큼의 큰 결실을 얻길 기원하며 해외취업에 도전하며 늘 마음 속에 담고 있던 문구와 함께 글을 마치고자 한다.
'There are better things ahead than any we leave behind. - C.S. Lewis'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개인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로 KOTRA 및 Komerční Banka, a.s.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